무광무상무념 2013. 7. 15. 13:06

 

원두 가비차

제가 오늘 가비차를 내려요^^*

고운님들과 함께 마실 가비차이기에
특별히 주문해서 볶은 가비를
말입니다.

가비차는 향기로 마심을 알기에
더 할 수 없이 그윽한 향기를 머금고 있는
콜롬비아 가비지만
이번에는 특별히 헤이즈리라는
향을 살짝 입혔답니다.

투명하고 맑은 유리 주전자에
정한수 올려 놓고 불을 집혔어요!

가비향은 마실 때도 그 향과 맛이
어디에도 비길 수 없이 은은하고
그윽한 향기를 풍기지마는요^^*
미니 맷돌(커피그라인더)에 가비콩
한줌 넣고 갈고 있으면.....,
세상에 이 보다 그윽한 향이 또 어디
있을까요!
그거 그렇게 갈아 본 사람 아니면
아무도 모른답니다.

그래요.....^^*
아마 가비콩만 넣고서 갈면 고 감미로운
가비향밖에 더 나겠어요!
그래서 난
그 맷돌에 흐뭇함도 넣고,
기꺼움도 넣고,
내가 좋아하는 마음도 넣고요^^
기쁨도 섞고,
사랑하는 마음도 집어 넣는답니다.

그러고 맷돌을 돌리면 나만 아는
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가비향이
온 집안을 감싸지요.
음~ 이 향기.......^^*


 

 

나의 사랑 담은 가비 가루가
작은 상자 안에 가득 생겼네요^^*

아~ 물이 포로롱 소리를 내며
끓고 있네요!
포르릉 포르릉 포릉 포릉 포르릉
소리가 이쁘기도 하지~~~~~

귀한 내님들 드실 가비를 내려야 겠네요^^*

사기로 만든 가비 내림 그릇(커피메이커)에
거름지를 살포시 덮고 가비를 내리요!
어찌 빨리 내릴 수 있겠어요^^*
그럼, 그 흐뭇함, 좋아하는 마음,
기쁨과 즐거운 마음,
사랑하는 마음이 모두 찌꺼기로
남지 않겠어요^^*
그래선 않되지요~~~~~!!

끓인 정한수에 정성을 다하고
마음을 다하고 모두 다 녹아서
내릴 수 있도록 한방울씩 한방울씩
젓을 짜내듯, 피를 짜내듯 떨구어
내려요!

아~ 이 향기~~~~~

 

 

근데 어쩌죠!
저는 넘 가난해서 예쁜 잔이 없답니다.
그래서 투박한 뚝배기에 다가
이 귀한 가비를 담았답니다.

미안해요. 죄송해요
그래요.? 제가 드릴께 이 정성밖에는 없어서요!

혼자 열심히 차를 내렸기에 나 혼자
내 가비가 세상에서 제일 맛있다고,
제일 향기롭다고 자랑하지만,
더 좋은 곳, 더 아름다운 사람이
따라주는 가비도 세상에는
어딘가 있을 줄 알아요!

 


허지만 님이여!?
이 가비가 혹 입맛에 맞지 않으셔도
그냥 맛있게 마셔 주셔요!

이건 제 정성을 마시는 것이고,
저의 기쁨을 마시는 것이랍니다
그러니 이건 제 사랑을 마시는 것이고,
당신이 보시는 나를 마시는 것이니
내가 당신안에 있을 수 있으니까요!

님이여!
당신안에 내 향이 늘 남아 있기를
기원 하면서 이 가비차를 당신게
바칩니다.

2013. 7. 13

고종황제와 조선의 국모 민비께서
드시던 커피를 당시에는 가비차라고
했다네요